히어로즈 시즌1 3화 위대한 약진 리뷰|One Giant Leap, 형이 동생의 아픔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이유
선거 유세 연단에 선 네이선은 동생 피터가 얼마 전 사고를 당했다고 운을 뗀다. 그러고는 그 '사고'가 사실은 자살 시도였다며, 아버지의 우울증 병력까지 함께 꺼내 청중의 눈시울을 붉힌다. 정작 피터는 그런 시도를 한 적이 없다. 형은 왜 동생이 겪지도 않은 일을 대중 앞에서 진실인 것처럼 말했을까.
3화는 사람들이 저마다 자신의 이야기를 누구에게, 어떻게 말할지 고르는 화다. 히로는 안도에게 핵폭발을 막아야 한다고 확신에 차 말하지만 술 취한 헛소리 취급을 받고, 클레어는 자신을 촬영한 테이프를 들킬까 봐 평범한 치어리더로 남고 싶다고 말하고, 맷은 자신에게 들리는 목소리를 설명하려 애쓰다 취조실에서 의심만 산다. 같은 진실도 누구에게 말하느냐에 따라 믿음이 되기도, 의심이 되기도 한다.
제목 '위대한 약진'은 히로가 도쿄에서 라스베이거스로 향하는 물리적인 여정이면서, 동시에 이 화의 인물들이 자신의 진실을 누군가에게 처음으로 털어놓는 심리적 도약이기도 하다.
스포일러 안내
이 리뷰는 시즌1 3화 위대한 약진의 주요 사건을 구체적으로 다룬다. 아직 이 화를 보지 않았다면 이후 문단은 건너뛰길 권한다.
네이선의 유세 연설부터 히로의 진로 변경까지 순서대로 짚을 예정이라, 스포일러에 민감하다면 시청 후 다시 읽는 편을 추천한다.
기본 정보
영어 회차명은 'One Giant Leap', 시즌과 회차는 S01E03이다. 미국에서는 2006년 10월 9일 NBC를 통해 방송됐으며, 연출은 그렉 비먼이, 각본은 제프 로브가 맡았다. 주요 인물은 피터 페트렐리 역의 마일로 벤티미글리아, 네이선 페트렐리 역의 에이드리언 파스다, 히로 나카무라 역의 마사이 오카, 클레어 베넷 역의 헤이든 패네티어, 모힌더 수레시 역의 센딜 라마무르티, 맷 파크먼 역의 그렉 그런버그다.
형은 왜 동생의 아픔을 연단 위로 끌고 갔을까
네이선은 유세 현장에서 피터가 자살을 시도했다가 겨우 살아났다고 공개한다. 아버지가 우울증을 숨긴 채 홀로 앓다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까지 덧붙이며, 이번에는 다르게 대응하겠다는 인상을 심는다. 문제는 이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다. 피터는 뛰어내리려 한 적이 없고, 오히려 형과 함께 하늘을 날았을 뿐이다.
네이선에게 중요한 것은 진실이 아니라 통제 가능한 서사다. 기자가 진실에 다가오기 전에 먼저 그럴듯한 이야기를 선점해 스캔들을 동정으로 바꿔치기하는 것이다. 피가 나는 동생 앞에서 "형이 한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되뇌는 피터의 모습은, 진실을 지키는 일이 가족 안에서조차 얼마나 외로운 싸움인지를 보여준다.
히로와 안도, 확신과 의심이 함께 달리는 이유
히로는 5주 후 뉴욕에서 겪은 일을 만화책 한 권으로 증명하려 하지만, 안도의 귀에는 술 취한 사람의 무용담으로만 들린다. 그럼에도 안도는 비행기 대신 자동차를, 그것도 만화 속에 그려진 것과 똑같은 차종을 렌트해 히로를 따라나선다. 믿지 못하면서도 곁을 지키는 이 선택이 두 사람의 관계를 규정한다.
뉴욕으로 향하던 두 사람은 만화 속 장면과 똑같이, 교복을 입은 소녀가 트럭에 치이려는 순간을 목격한다. 히로가 다시 한번 시간을 멈춰 소녀를 구해내면서, 그의 능력은 더 이상 혼자만의 착각이 아니라는 사실이 증명된다. 그러나 정작 두 사람의 목적지는 뉴욕이 아니라 라스베이거스로 바뀌며 화가 끝난다 — 확신에 찬 예언조차 예상치 못한 길로 흘러간다는 뜻이다.
클레어가 지키고 싶었던 '평범함'의 무게
클레어는 자신의 회복 능력을 실험하며 찍어둔 테이프를 누군가 가져갔을까 봐 불안해하고, 친구에게는 그저 평범한 치어리더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친구는 그런 클레어에게 "너는 원래 다르다"고 다그치지만, 클레어에게 평범함은 포기해야 할 위장이 아니라 지키고 싶은 마지막 안전지대다.
그 안전지대는 이날 밤 위협받는다. 파티에서 한 남학생이 억지로 다가오려 하지만, 클레어는 스스로 몸싸움 끝에 위기를 벗어난다. 이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말없이 앉아 있는 클레어를 향한 재키의 걱정 어린 시선은, 그가 능력을 숨기는 것 못지않게 자신이 겪은 두려움조차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목소리를 증명할 수 없는 사람, 맷 파크먼
맷은 낯선 소녀를 구했다는 이유로 오히려 취조실에 앉아 있다. 아무도 알 수 없는 이름 '사일러'를 어떻게 알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저 누군가의 생각이 머릿속에 들렸을 뿐이라고밖에 설명하지 못한다. 취조관은 그 말을 믿는 대신 정신 감정이 필요한 사람으로 취급하다가, 끝내는 FBI와 함께 일해보지 않겠냐는 거래를 제안한다.
능력을 증명할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맷의 처지는 히로와도 닮았다. 다만 히로에게는 믿어주는 안도가 있고, 맷에게는 아직 아무도 없다. 아내와의 대화마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듯 겉돌기만 하면서, 맷의 고립은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로 넓어진다.
사일러의 그림자, 정치인의 이름이 걸린 지도
모힌더는 아버지가 남긴 지도와 똑같지만 훨씬 많은 표식이 찍힌 또 다른 지도를 발견하고, 그 위에서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낯익은 얼굴을 알아본다. 아버지의 연구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실제로 누군가를 노리는 표적 명단으로 쓰이고 있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구체화되는 순간이다.
비슷한 시각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니키가 시어머니와 남편 D.L.의 결백을 두고 충돌하고, 아들 마이카는 아빠가 있는 곳을 알면서도 입을 다문다. 서로 다른 도시에서 벌어지는 이 장면들은 결국 하나로 수렴한다 — 누군가의 진실을 감추는 일은, 결국 그 진실이 밝혀질 때 더 크게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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