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시즌1 2화 뒤돌아보지 마라 리뷰|Don't Look Back, 형이 두 번 거짓말한 이유

네이선은 병원에서 동생을 찾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피터가 비상계단을 오르다 발을 헛디뎠을 뿐이라고 태연히 둘러댄다. 하지만 정작 그날 옥상에서 벌어진 일은 전혀 다르다. 피터는 다시 뛰어내리겠다고 말했고, 그를 허공에서 붙잡은 것은 다름 아닌 날 수 있는 네이선이었다. 같은 사건을 두고 형은 왜 병원에서도, 동생 앞에서도 각기 다른 거짓말을 겹쳐 쌓는 걸까.

2화는 곳곳에서 감춰진 진실을 다룬다. 네이선은 자신이 날 수 있다는 사실을, 클레어의 아버지는 딸의 위험한 행동이 담긴 테이프를, 모힌더는 아버지가 남긴 연구 자료를, 맷 파크먼은 자신에게 생긴 낯선 능력을 각자의 방식으로 숨기거나 뒤쫓는다. 히로조차 자신이 겪은 일을 스스로 이해하지 못한 채, 사라진 5주라는 가장 큰 수수께끼 앞에 서 있다.

제목은 '뒤돌아보지 마라'지만, 정작 이 화의 인물들은 모두 뒤를 돌아볼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다. 방금 지나온 순간을 부정하고, 지우고, 다시 확인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2화를 이끌어 간다.

스포일러 안내

이 리뷰는 시즌1 2화 뒤돌아보지 마라의 주요 사건을 구체적으로 다룬다. 아직 이 화를 보지 않았다면 이후 문단은 건너뛰길 권한다.

네이선과 피터의 옥상 장면부터 히로가 마주한 5주의 공백까지 순서대로 짚을 예정이라, 스포일러에 민감하다면 시청 후 다시 읽는 편을 추천한다.

기본 정보

영어 회차명은 'Don't Look Back', 시즌과 회차는 S01E02다. 미국에서는 2006년 10월 2일 NBC를 통해 방송됐으며, 연출은 앨런 아쿠시가, 각본은 팀 크링이 맡았다. 주요 인물은 1화와 마찬가지로 피터 페트렐리 역의 마일로 벤티미글리아, 네이선 페트렐리 역의 에이드리언 파스다, 클레어 베넷 역의 헤이든 패네티어, 모힌더 수레시 역의 센딜 라마무르티, 히로 나카무라 역의 마사이 오카다.

형은 왜 두 번 거짓말을 했을까

병원에서 네이선이 한 거짓말은 남에게 하는 거짓말이었다. 정치인으로서 스캔들을 피하려는 계산이 담긴,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종류의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날 밤 자신을 다시 찾아온 피터 앞에서 네이선은 잠시 다른 사람이 된다. "우리 둘 다 날았어"라고 털어놓으며 동생과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그는 처음으로 진실을 말한다.

그러나 그 고백은 오래가지 못한다. 네이선은 곧바로 다시 말을 거둬들이고, 그런 일은 없었던 셈 치자며 동생을 밀어낸다. 세상을 향한 거짓말과 가족을 향한 거짓말이 같은 하루 안에서 반복되는 이 장면은, 네이선이라는 인물이 진실 자체보다 진실이 불러올 결과를 더 두려워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피터에게는 이 반복이 더 잔인하게 다가온다. 형이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받은 것도 잠시, 그 확인은 다시 부정당한다. 피터가 자신의 능력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훨씬 외롭게 만든다.

클레어의 테이프를 가져간 사람은 누구인가

클레어는 자신의 몸이 어디까지 회복되는지 스스로 시험하며 그 장면을 캠코더로 남겨 왔다. 위험한 행동을 반복하며 능력의 한계를 확인하려는 이 기록은, 클레어 본인에게는 자신을 이해하기 위한 은밀한 실험 일지에 가깝다. 그런데 그 테이프가 감쪽같이 사라지고, 뒤이어 클레어는 아버지의 서재에서 낯선 단서를 발견한다.

아버지가 딸의 비밀을 이미 알고, 심지어 지켜보고 있었다는 암시는 수수려은 일상에 새로운 균열을 만든다. 능력을 감추는 일만으로도 벅찼던 클레어에게, 가장 가까운 가족이 그 비밀의 또 다른 목격자였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훨씬 무거운 질문을 남긴다.

모힌더의 아파트에 다녀간 낯선 사람들

모힌더는 아버지의 죽음을 파헤치던 중, 자신의 아파트에 누군가 침입했던 흔적과 마주한다. 스스로를 해충 방역 기사라고 밝힌 이 방문객의 존재는 석연치 않게 남는다. 뒤이어 아버지의 동료였다고 주장하는 또 다른 방문자가 나타나, 아버지가 우울과 상심 속에 세상을 떠났을 가능성을 흘리고 간다.

문제는 이 설명이 모힌더가 알던 아버지의 모습과 어긋난다는 점이다.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와 낯선 방문자들 사이에서, 모힌더의 수사는 답을 찾기는커녕 의심할 대상만 늘어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맷 파크먼, 목소리를 듣고 체포되다

경찰관 맷 파크먼은 자신에게 생긴 낯선 능력, 즉 타인의 생각을 듣는 능력을 이용해 납치된 소녀를 구해곅어이. 순수하게 사람을 살리기 위해 쓴 능력이지만, 맷은 이 일로 오히려 곤경에 빠진다. 수사 과정에서 그가 도저히 알 수 없었을 이름, '사일러'를 입에 올린 것이 문제가 된다.

동료들에게 이 이름을 어떻게 알았는지 설명할 방법이 없는 맷은 결국 용의선상에 올라 체포된다. 사람을 구한 대가로 의심을 받게 되는 이 아이러니는, 능력을 세상에 증명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마주하는 딜레마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히로에게 사라진 5주

도쿄에서 시간을 멈추는 능력에 기뻐하던 히로는, 정신을 차려보니 전혀 다른 상황에 놓여 있다. 달력은 10월 2일이 아니라 11월 8일을 가리키고, 그는 자신이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는 뉴욕 한복판에 서 있다. 설레는 마음으로 받아들였던 능력을, 이제는 스스로도 설명할 수 없는 공백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기쁨으로 시작된 히로의 이야기는 이 화의 끝에서 두려움으로 뒤바뀐다. 낯선 도시에서 시간과 장소를 함께 잃어버린 그는 결국 경찰에 붙잡히고, 시청자는 히로가 부풀려 온 능력의 즐거움 뒤에 이렇게 큰 대가가 숨어 있었다는 사실을 함께 깨닫는다.

이 화가 던지는 질문

네이선의 거짓말, 클레어의 사라진 테이프, 모힌더를 둘러싼 낯선 방문자들, 맷의 때아닌 체포, 히로의 사라진 5주까지, 2화의 인물들은 저마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과거의 한 조각과 맞닥뜨린다. 제목이 말하는 '뒤돌아보지 마라'는 경고이자 동시에 불가능한 요구다. 이들 중 누구도 방금 지나온 순간을 그냥 넘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능력을 갖게 된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대가가 먼저 도착하는 이 구조는, 히어로즈가 초능력을 낭만이 아니라 감당해야 할 현실로 다루겠다는 선언처럼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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